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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이란 용어는 패션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디자인, 건축 분야에 관련되어 많이 쓰이는 용어다. 예를 들어 한국의 모델하우스는 미국에서 쇼룸이라 불리며,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등을 전시하고 체험하는 공간도 쇼룸이라 한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 쇼룸이라 하면 디자이너와 매장을 이어주는 일종의 대행업체를 가리킨다.
쇼룸은 디자이너의 컬렉션 패션쇼가 끝나자마자 그 컬렉션 무대에서 선보인 의상을 가져와 전시하고, 백화점을 비롯한 다양한 매장의 바이어를 초대해 각자의 성향에 맞는 아이템을 선별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디자이너 및 브랜드 대신 각 아이템의 주문과 발주 업무까지 처리해주는 역할도 한다. 다시 말해 디자이너나 브랜드가 백화점과 셀렉트 숍에 물건을 입점시키고 싶을 때, 직접 매장에 연락할 수도 있지만 쇼룸을 거쳐 판매처를 연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디자이너나 브랜드가 직접 판매처와 거래를 트는 것이 비용 면에서든 효율성 면에서든 훨씬 낫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물론 원론적으로 보면 직접 판매처와 거래 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수많은 디자이너가 있는 반면, 판매가 잘되고 명성이 높은 판매처는 한정되어 있다. 한 시즌에만 250개가 넘는 패션 관련 행사가 열리는 뉴욕에서는 디자이너나 브랜드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만도 힘든 판이니, 판매까지 호조를 보이기란 정말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쇼룸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등장했다. 공급과 수요 사이의 불균형을 조율하는 쇼룸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요즘엔 한국의 디자이너도 속속 뉴욕 패션 위크에 참여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긴 하지만 아직 백화점을 비롯한 메이저 유통 채널을 공략하는데 성공한 곳은 없다.
수입브렌드를 취급하시는 편집샵에서는 어떻게 제품을 떼올까요? 한국처럼 동대문같은 곳에서 옷을 떼와야 할텐데요. 그곳이 바로 밀라노와 파리에 있는 유명쇼룸이라고 합니다. 쇼룸은 디자이너나 명품브렌드와 연계가 되어 패션쇼에 참여하여 제품을 소개하고 쇼룸에 견본을 전시하여 바이어들이 옷을 주문하도록 곳이라고 합니다.
저자 김정아는 이 간단한 프로세스를 패션업계에서는 영업비밀처럼 숨기고 알려주지않았다고 합니다. 뉴욕패션위크때 뉴욕어디서 열리는지조차도 알려주지않았다는 겁니다. 극도의 비밀주의처럼 보입니다. 돈을 쓰고 몸으로 부디치면서 하나하나씩 습득하지않는다면 한국에서 패션정보의 공유는 절대없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이제 쇼룸의 전성시대는 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쇼룸이 패션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비즈니스 포인트임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쇼룸이지만,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생존의 활로를 모색하고 탐색하고 있기에 아직은 이 시대 패션을 위해 쇼룸이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고 본다. 위기가 곧 기회이듯 쇼룸 비즈니스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지금이야말로 쇼룸의 또 다른 가능성을 개척할 최적의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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